전략 깎는 노인에서 포트 깎는 청년으로 — Add-on 전략

파라미터 최적화의 천장을 뚫는 법. 전략 내부가 아닌 포트 전체를 설계하는 Add-on 전략의 핵심.

전략 깎는 노인에서 포트 깎는 청년으로 — Add-on 전략

파라미터를 0.1씩 움직여가며 백테스트를 돌리고 있다면, 한 발 물러서 생각해볼 때다.

분할수를 5에서 6으로 바꿔보고, 손절을 10일에서 12일로 늘려보고, 익절을 2.0%에서 2.2%로 올려본다. 조금 나아졌다 싶으면 또 깎는다. 이걸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아, 이거 천장이 있구나.

이 글은 그 천장을 뚫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전략 내부를 깎는 것이 아니라, 전략 바깥에서 포트 전체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제목 그대로다. "전략 깎는 노인"에서 "포트 깎는 청년"으로.

(전략은 많이 알려진 떨사, 종사를 기준으로 설명한다.)


모든 전략에는 알파가 있다

모든 전략에는 수익의 원천이 되는 알파가 있다.

떨사(떨어지면 사는 전략)를 예로 들면, 이 전략의 알파는 두 가지다.
첫째, 개별 종목의 변동성. 떨어졌다 올라오는 그 파동.
둘째, 나스닥 지수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는 레짐.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분할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는 것이 떨사의 코어다.

문제는, 이 알파 위에 올라탄 세부 파라미터들(분할수, 손절 지점, 매매 간격, 티어별 비중 등)을 아무리 조합해봐야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하나 체크해볼 것이 있다. 파라미터를 최소 단위로 위아래로 움직였을 때 성과가 매끄럽게 변하는가, 아니면 불연속적으로 좋았다 나빴다 튀는가? 후자라면 그건 과최적화다. 특정 구간에 딱 맞춰진 것이지, 진짜 엣지가 아니다.

(과최적화를 판별하고 피하는 방법은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단일 전략 개선, 두 가지 방향

단일 전략의 성과를 올리는 방법은 크게 두 갈래다.

[1] 전략 내부에서 개선하기

모드 체인지 혹은 변동형 파라미터 방식이다. 동파법이 대표적.

변동형 파라미터란, RSI나 표준편차 같은 지표를 활용해서 파라미터를 "절대 상수"가 아닌 "변수와의 상대적 폭"으로 정하는 것이다. 시장 상태에 따라 전략이 스스로 호흡을 조절하게 만드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2] 전략 외부에서 개선하기

이번 글의 주제다. 전략 자체를 건드리지 않고, 포트 구성을 통해 성과를 올리는 방법.


좋은 전략이란 무엇인가

잠깐,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짚고 갈 것이 있다.

어떤 전략이 좋은 전략인가? 샤프가 높은 전략? 칼마가 높은 전략?

아니다. 내 다른 전략들과, 내 포트에 잘 맞는 전략이 좋은 전략이다.

단일 성과가 화려해도 내 포트에 들어갔을 때 상관관계가 높거나 같은 타이밍에 물리면 의미가 없다. 반대로 단독 성과가 평범해도 내 포트의 약점을 정확히 메워주는 전략이라면, 그게 진짜 좋은 전략이다.

이걸 염두에 두고 읽어야 아래 내용이 와닿는다.


잔금이라는 숨은 자원

내 기준 잘 만든 전략은 이렇다.

잔금이 많이 남는 전략.
잔금이 80% 밑으로 떨어지는 빈도가 전체 구간의 5-7% 이내인 전략.

"잔금이 많이 남는 게 왜 좋은 건데? 많이 넣어야 많이 버는 거 아닌가?"

맞는 말이다. 하지만 반만 맞다.

잔금이 적다는 건 투입 비중이 높다는 뜻이고, 투입 비중이 높다는 건 하락장에서 고스란히 같이 가라앉는다는 뜻이다. CAGR은 올라가지만 MDD도 같이 커진다. 단일 전략의 한계가 여기서 드러난다.

반면 잔금이 많이 남는 전략은, 그 잔금 자체가 "다른 전략을 굴릴 수 있는 여유 자본"이 된다. 이게 핵심이다.


Add-on: 놀고 있는 돈을 굴려라

떨사를 예시로 설명해본다.

5분할 / 10일 후 손절 / 2.2% 익절

이 세팅에서의 특성은 이렇다.

평균 잔금률: 72%
잔금 20% 미만 구간: 전체의 8% 미만
평균 라운드 기간: 약 6.5일

72%가 평균적으로 현금으로 놀고 있다. 이 돈이 일을 안 하고 있다.

물론 이 잔금은 하락장에서의 안전판이기도 하다. 전부 투입하면 안 된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50%는 다른 전략에 할당할 수 있다. 나머지 22%는 버퍼로 남겨두는 것이다.

여기서 떨사의 특성을 하나 더 보자.

떨사는 하락시에 줍는 전략이다. 그래서 연이은 상승시에는 매수 신호가 안 뜬다. 돈은 있는데 구경만 하는 구간이 전체의 약 15% 정도 생긴다.

이걸 보완하기 위해 잔금 50%로 "종사종팔(종가 매수, 종가 매도)"을 애드온으로 붙이는 것이다.

애드온 전략은 메인 전략의 안정성을 위해 보유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게 마음이 편하므로, 익절 기준을 낮게 잡는 것이 좋다. 빠르게 치고 빠지는 용도니까.


운용 규칙: 언제 켜고, 언제 끄는가

이 부분이 실전의 핵심이다.

[상황 1] 떨사 라운드 시작 (잔금 충분)
→ 종사종팔 ON. 잔금의 50%로 듀얼 운용 시작.

[상황 2] 떨사가 매수를 시작하면서 잔금이 줄어듦
→ 종사종팔은 계속 운용. 아직 버퍼가 있으니까.

[상황 3] 하락이 계속되어 떨사 잔금 비중이 50%에 도달
→ 선택지가 두 가지다.

  • a) 종사종팔을 손절하고 정리
  • b) 동일 종목이라면 종사종팔 물량을 떨사 물량으로 편입하고 전략 스탑

[상황 4] 떨사 라운드 다시 종료
→ 종사종팔 다시 ON. 사이클 반복.

핵심은, 메인 전략(떨사)이 돈을 쓰기 시작하면 애드온은 비켜주고, 메인이 쉬면 애드온이 일하는 구조다. 서로 교대 근무를 하는 셈이다.

떨사의 잔금이 50%에 도달하기 전에는 애드온 전략은 그냥 제 갈길 쭉 가면 된다.


그래서 성과가 얼마나 달라지는가

잔금이 많은 형태로 떨사를 셋업하면 안전하지만, CAGR과 MDD가 공격적인 셋업보다 낮다. 둘 다 낮으니 칼마도 평범하다.

여기에 애드온을 붙이면 구조가 바뀐다.

유휴 잔금의 가동률이 올라간다 → CAGR 상승
메인 전략의 리스크 구조는 그대로다 → MDD는 비례해서 올라가지 않는다

잔금을 직접 더 투입해서 CAGR을 올리면 MDD도 같이 뛴다. 하지만 애드온은 "빈 시간에 다른 전략을 돌리는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 증가가 수익 증가에 비해 훨씬 완만하다.

떨사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셋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CAGR: 40-60% 내외
MDD: 30%대 내외
칼마: 1.5 ~ 2 근접


한 걸음 더: 인버스 애드온

종사를 예시로 들었지만, 애드온 전략을 인버스 전략으로 가져가면 운용이 훨씬 쉽고 안전해진다. 인버스 애드온 자체만 괜찮다면 칼마를 3-4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상승에 헛발질하면 수익을 조금 반납할 뿐이고, 하락을 맞추면 저점에서 확 주울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포트 전체의 안정성이 확 올라간다. 이 부분은 언젠가 또 기회가 된다면 다루겠다.


마무리

기존 시트만 이용하는 분들에겐 어려울 수 있지만, 본인이 시트를 따서 백테스트를 돌릴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이 기고의 핵심은 단순히 '애드온' 전략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본 전략만 방망이 깎든 깎지 말고, 그 전략에서 노는 돈들을 어떻게 굴리면 좋을지 고개를 돌려보라는 것이다.

떨사나 동파 등 여러 단일 전략을 깊게 파보신 분들이라면, 이제 전략 바깥으로 눈을 돌려보시길 바란다.

성배가 보일 것이다.

성배는 없다. 단일 전략에는.
하지만 포트에는 성배가 많다.